조리개(aperture)는 감광면에 도달하는 광선의 물리적인 양, 즉 감광면에 도달하는 광선의 밝기를 조절한다. 조리개는 "빛을 통과시키는 구멍"이라 할 수 있는데 눈의 홍채와 같은 역할을 해서 조리개를 확장시키거나 축소시킴으로써 광선을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조리개의 사이즈는 f 넘버나 f 스톱으로 나타낸다. f 스톱 스케일에는 일련의 표준화된 한 스톱에 해당하는 숫자들이 쓰여 있는데, f/1, f/1.4, f/2, f/2.8, f/4, f/5.6, f/8, f/11, f/16, f/22, f/32, f/45, f/64 식으로 되어 있다. 렌즈에서 지원하는 조리개의 범위는 각 렌즈마다 다르다. 예를 들어 Nikon Ai Nikkor 50mm f/1.4S 렌즈는 f/1.4에서 f/16까지의 조리개 세팅이 가능하다.

 f 넘버(f 스톱)의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예상이 되는가? 소수도 간간이 있고 무엇인가 심오해 보인다. 다음 설명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해가 안된다면 과감히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도 좋다!!! f 넘버의 숫자는 현재 조리개의 크기(길이 단위)를 1로 보았을 때, 광원이 100% 감광면에 도달하기 위한 가상의 조리개의 크기(길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f/1.4의 경우, 현재 조리개의 크기(길이 단위)가 1이 되고, 가상의 조리개의 크기(길이 단위)가 1.4가 된다. 그럼 두 조리개의 길이의 비가 1 : 1.4이므로 두 조리개의 면적(넓이)의 비는 1² : 1.4² = 1 : 1.96 ≒ 1 : 2 가 된다. (이 부분이 이해가 안된다면 중학교 2학년 2학기 수학 책을 다시 한 번 살펴보기 바란다) 현재 조리개의 크기(넓이)가 1이고 가상의 조리개의 크기(넓이)가 2이므로 f/1.4의 조리개에서는 광원의 50%만이 감광면에 도달하게 된다. f 넘버(f 스톱)의 각 숫자를 제곱해보면 1, 2, 4, 8, 16, 32, 64, 128, 256, 512, 1024... 등으로 2배씩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순서대로 감광면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1/2씩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설명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냥 f 넘버가 한 스톱 커질수록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1/2로 줄어든다는 것만 알고 있어도 괜찮다. 한 가지 조심해야 할 것은 f 넘버의 숫자가 작을수록 조리개의 크기가 크다는 것이다. 처음 조리개 값을 다룰 때, 숫자가 작으면 조리개의 크기가 크고, 숫자가 크면 조리개의 크기가 작다는 것이 헷갈릴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f/1.4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f/1.0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의 절반이다.
f/2.0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f/1.4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의 절반이다.
f/2.8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f/2.0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의 절반이다.
f/4.0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f/2.8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의 절반이다.
f/5.6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f/4.0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의 절반이다.
f/8.0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은 f/5.6일 때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의 절반이다..... 

 조리개의 크기는 통과시키는 광선의 양 이외에 피사계 심도와도 관계가 있다.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는 초점이 맞는 영역을 말하는데, 조리개의 크기가 작을수록(f 넘버가 클수록) 피사계 심도가 깊어진다. 아래의 두 사진을 살펴보자.

 위 두 사진은 모두 카메라와 가까이 있는 기타에 초점을 맞추고 촬영되었다. 왼쪽의 사진은 f/1.4로 촬영했고 오른쪽 사진은 f/16으로 촬영했다. 두 사진 모두 기타는 선명하게 찍혀있는데 드럼은 f/1.4에서는 흐릿하게 f/16에서는 선명하게 찍혀있다. 조리개의 크기가 큰 f/1.4에서는 피사계 심도가 얕기 때문에 드럼은 피사계 심도를 벗어나 흐릿하게 촬영되었고, 조리개의 크기가 작은 f/16에서기 피사계 심도가 깊어져 카메라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드럼이 피사계 심도 안으로 들어와 선명하게 촬영되었다.

 조리개 값은 피사계 심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른 제약이 없다면 원하는 피사계 심도를 고려하여 조리개 값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카메라를 이용하여 조리개 값을 달리하면서 같은 장면을 촬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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